부싯돌 통
link  이야기할머니   2021-07-11

한 병사가 길을 가고 있었어요, 입술이 축 늘어진 늙은 마녀가 불쑥 나타나더니 병사에게 푸른색 앞치마을 건네며 말했어요.
"부탁 하나만 들어주면 큰 부자로 만들어 줌세."
"좋아요. 무슨 부탁이죠?"
"저 나무 구멍 속에 방이 세개 있을 거야. 방마다 눈이 찻잔만한 개가 지키고 있을 걸세. 그 개들을 이 앞치마에 올려놓고 돈을 꺼내와.
그 돈은 모두 자네가 갖고, 난 거기 있는 낡은 부식돌 통만 갖다 주면 되네."

병사는 밧줄을 매고 나무 속으로 내려갔어요. 병사는 첫번째 방으로 갔어요. 눈이 찻잔만한 개를 앞치마에 올려놓고 구리돈을 꺼내 주
머니에 가득 넣었어요. 마녀의 말처럼 두 번째 방에는 눈이 풍차만한 개가 세번째 방에는 눈이 탑만큼 큰 개가 지키고 있었어요.
병사는 두번째 방에서 은돈을, 세번째 방에 금돈을 꺼내 배낭에 꽉꽉 채웠어요. 그리고 마지막으로 부싯돌 상자를 찾아냈어요.

"어서 나를 끌어올려 주세요."
병사가 소리치자, 마녀는 밧줄을 끌어올렸어요.
"이 부싯돌 통은 어디에 쓸 거요?.
"그건 몰라도 돼, 넌 돈이나 갖고 썩 꺼져."
마녀의 말에 병사는 칼을 뽑아 마녀를 내리쳤어요.
눈 깜짝할 사이에 벌어진 일이었지요.

병사는 돈과 부싯돌 상자을 가지고 도시로 갔어요.
병사는 제일 좋은 여관에서 잠을 자고 비싸고 맛있는 음식도 실컷 먹었지요.
가난한 사람들에게 돈을 나누어 주기도 했어요.
매일같이 펑펑 돈을 써 댄 탓에 돈은 금세 바닥나고 말았어요. 초 한도막 살 돈도 남지 않았지요.

"참, 부싯돌 상자 속에 작은 초가 있었지."
병사는 불을 붙이기 위해 부싯돌을 탁 부딪혔어요.
"주인님 무엇이든 명령만 내리십시오."
"참으로 신기하구나. 돈을 가져오너라."
잠시 뒤 개가 커다란 돈 가방을 입에 물고 나타났어요.

그러던 어느날 병사는 이상한 소문을 들었어요. 평범한 병사와 결혼할 거라는 예언때문에 구리 성에 갇혀 지내는 공주 이야기였지요.
병사는 부싯돌을 부딪쳐 개를 불러냈어요.
"가서 공주님을 모시고 오너라."
잠시 뒤 눈이 찻잔만한 개가 새근새근 잠든 공주를 업고 나타났어요. 병사는 공주의 사랑스러운 모습네 반해 공주의 뺨에 살짝 입을
맞췄어요. 그리고 개는 다시 공주를 탑으로 데려다 주었지요.

사랑에 빠진 병사는 매일 밤 공주를 만났어요. 하루라도 보지 않고는 견딜 수 없었거든요. 한편 왕비는 밤마다 사라지는 공주를 수상히
여겨 공주의 옷에 메밀가루가 든 주머니를 달아 두었어요.

그날도 개가 공주를 업고 달리자 주머니에서 솔솔 메밀가루가 흘러나왔어요. 메밀가루는 병사의 집까지 이어져 있었어요.
결국 병사는 감옥에 갇히고 교수대에 올라 죽게 되었어요.
"죽기전에 담배 한대만 피우게 해 주십시오."
"마지막 소원이니 들어주마."

병사가 부싯돌을 꺼내 탁,탁,탁 세번 치자 눈이 찻잔만 한 개, 눈이 풍차만 한 개, 눈이 탑만큼 큰 개가 한꺼번에 나타났어요.
"충성스런 나의 개들아! 나를 해치려는 자를 물리쳐라!"

말이 떨어지기가 무섭게 개들은 왕과 신하들을 하늘 높이 획 던져 버렸어요. 모여있던 사람들이 겁에 질려 병사에게 엎드려 절하며
외쳤지요.
"병사님, 우리의 왕이 되어 주십시오." 공주는 드디어 구리 성에서 풀려나와 병사와 결혼했어요.

세 마리의 개들은 평생 공주와 병사를 지키며 행복하게 잘 살았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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